[기고] 기존약 코로나 치료 활용길 넓혀야

입력 2020-03-06 19:09   수정 2020-03-07 03:08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이름은 ‘SARS-CoV-2’이며, 대중에게 알려진 ‘COVID-19(코로나19)’는 SARS-CoV-2와 관련된 감염증을 일컫는 말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02년 중국에서 발병돼 세계적으로 확산됐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SARS-CoV)와 같은 그룹의 바이러스다.

코로나19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미국의 이노비오, 모더나가 백신을 개발 중이고, 사노피 같은 거대 제약사들도 단백질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19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동대 교내 병원은 확진자와 접촉 후 최종 음성 판정을 받은 베트남 유학생들에게 항말라리아제(하이드록시클로로퀸)를 처방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클로로퀸과 함께 1930년대부터 항말라리아제, 류머티즘 치료제로 사용돼온 약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말라리아 감염 위험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여행 전 복용을 권고하는 약이기도 하다. 최근 세포 연구지 ‘셀 리서치’에 보고된 내용에 의하면 클로로퀸은 세포 실험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중국에서는 15건의 임상이 클로로퀸을 사용해 진행 중인데, 100여 명의 환자에게서 코로나19의 폐렴 증상이 개선되는 결과가 보고됐다.

한편 지난달 28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를 방문해 ‘약물재창출’을 통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논의를 했으며, 오는 5월께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재창출은 이미 승인받은 약물이 코로나19 같은 신종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을 경우 환자에게 신속하게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는 확진자나 확진자 중 중등도(증상이 가벼운 경증 바로 위 등급) 환자에게 항말라리아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투여를 고려한다는 전문가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위음성(병을 갖고 있는데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 환자의 전파 위험성, 부족한 음압병실, 두려움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경제적 손실 등을 감안할 때 오랜 기간 안전성이 검증되고 약가가 저렴한 약물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처방해도 될 것 같다. 특별히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 두 약물은 작용 기전상 바이러스 감염 전이나 초기에 가장 효과가 높은 것으로 실험 결과가 나온 만큼 초기 단계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지금은 병실이 부족해 격리 중 사망하는 불행한 사례도 나오는 비상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기계적인 단순 격리에서 나아가 적극적인 치료의 대안으로 약물재창출을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해 ‘세포 수준에서 검증’ 후 신속하게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앞으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또 다른 신종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대한 초기 대응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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